10월로 접어 드니 완연해진 가을에 느낌 콧끝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가을이 느껴진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더 선명해지는 높고 파란 하늘 바다와 하늘이 하나였다는 어느 해 지중해 해변이였든가 어딘가에서
봤던 기억도 나는 듯하다. 한강물은 뿌옇게 흐려 그렇지는 못하지만 하얀 솜뭉치 뜯어 놓은 듯 뭉개구름 그림
처럼 보이던 날이였다. 요즘에는 이런 하늘이 좋아서 자주 하늘을 올려다 보게된다. 비오는 날만 아니면 매일
이런 투명한 햇살을 보게된다. 요즘 이래저래 피곤이 쌓여있어서 운동을 나갈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무심코
보는 배란다에 들어 온 햇살이 너무 따사로웠다. 그냥 보기만 하기엔 너무 아까운 햇살이 커피을 마시며 축 늘
어져 있는 나를 깨운다. 햇살이 아까워서...햇살이 너무 아까웠다.
너무 아까워서 마침 갈일이 있는 광화문 언니네를 핑개로 간지 한참 된 청계천쪽으로 나가려 얼른 준비를
하고 나갔다. 집을 나오니 한강에 들러 강바람도 쐐야했고, 은빛날개 솜사탕처럼 날려대는 강가에 풋풋한
내음도 그리웠다. 잠깐들러 잔디에서 햇볕만 쐐야지 하며 차를 돌렸다. 막상 고수부지에 나오니 적당히
훈훈하게 부는 바람과 뜨거운 햇살 조금 걷어 봐야지 했는데 어찌나 좋던지 지인과 난 그만 발목이 잡혔다.
그래서 나가는 건 포기를 하고 모처럼 반포서래섬까지 오랜만에 산책을 하기로했다.
시월이되면서 한결 강렬해진 햇볕은 조금 서늘해진 바람과 어우려져 적당히 중화되어 걷기에는 딱 좋았다.
이 따가운 햇볕을 가려줄 제법 큰나무 아래에는 애완견을 동반한 텐트족들이 거의 점령을 한 듯하다.
역시 가을이다. 이렇게 맑게 시야가 뻥 뚫린 날은 한강에서 멀리 있는 북한산에 인수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면 책하나 배낭에 넣고 멸치볶음에 계란말이 그리고 주먹밥을 만들어
담고 심심하면 오르내리던 북한산 진달래능선이 눈앞에 있는 듯 멀리서도 하얗게 보이는 바위를 보니 그때가
많이 그립다.
억새풀이 아직은 좀 이르지만 더러는 솜방망이처럼 피여 있는 것들이 있었다. 이제부터 하나둘 갈대가 피기시작이다.
엄마와 아들이 자전거를 가지고 한강으로 나온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으니 강가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신난다.
반포대교 옆 분수쇼를 하는 곳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 좋은 곳이다.
시민공원내 생태학습장에 피여 있던 백일홍이 알록달록 예쁘다. 예전에 보아 왔던 백일홍과는 꽃잎이 말려 있는 것이
종류가 다른 것 같은데 이 백일홍꽃에 색이 더 고왔다.
말도 많은 서래섬 둥둥섬이 이날은 하나만 개방이 되고 있었다. 여름엔 이 둥둥섬에서 무료로 옛날 영화가 상영 됐었다.
강에 부는 바람에 갈대풀이 날린다.
햇살이 이리 좋으니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도 함깨 모시고 가족나들이를 나온 모양이다.
자전거를 타고 여기를 달려가다보면 정말 기분이 상쾌해진다. 날이 갈수록 동호회나 자전거족들이 늘어나서
휴일날이면 특히 더 이 자전거전용도로는 신호등이 있어야 할 정도로 많이 붐빈다. 휘발유등 기름 없이 이동
할 수 있고 운동은 물론 스트레스에 도움이 되니 일석오조 정도는 되지 않을까. 나날이 늘어나는 건 좋은 현상
이라 생각든다.
한강변을 달리다 보면 곳곳마다 심어 놓은 꽃도 다르고 통과하는 곳마다 풍경이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다.
자전거족들이 늘어나듯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캠핑이다. tv 예능에서 많이 나오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의 매너들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좋은 마음으로 보고있다.
세상에나.....집에서 기르는 애완냥이를 목줄을 매어 데리고 나온 모양이다. 야생력이 강한 고양이에게
목줄은 꽤나 낯이 선 풍경이다. 목줄을 풀어 주면 어찌될까. 자유를 만끽하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진 않을지.
가을은 코스모스꽃의 계절......이맘때 쯤에 보는 코스모스가 가장 아름답다.
시월 가을로 가는 길목에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억새풀과 알록달록 코스모스의 화사한 거리 낯익은 풍경들이다.
계절은 어찌 그리도 절묘한지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듯하다. 봄이 무료해지면 여름으로 또 여름이 지겨워지기
시작하면 어느 새 가을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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