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 이른 가을 살갖을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해가 오랜만에 따갑게 내리쫸다. 며칠째 습기를 머금고
있던 무거운 공기는 오늘 아침 무덥게 다가왔다. 옷장에서 가을 옷들도 꺼내 놓아야하고 대충 정리를 했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명품풍의 고급스런 느낌이 나는 옷을 팔러 일주일에 한번 한두시간
왔다가는 봉고차가 있었는데 요즘은 통 안보이는 것이 장소를 옮겼는지 요즘 아쉽다.
숙면이 부족한 탓에 늘 잠을 푹 자보는 것이 소원인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어설피자고 일어
나도 거실로 나가 습관적으로 냉장고로 미리 삶아 놓은 토마토를 꺼내는 것이 하루에 시작이다.
냉동실에 얼려 둔 복분자를 반컵 핸드믹서병에 쏟아 붓고 사과반개와 양파몇쪽 아몬드10개정도 그리고
우유를 조금 넣고 휘리릭 믹서를 돌린다. 그때마다 조금씩 재료가 달라지지만 이렇게 만든 아침쥬스는
복분자색으로 붉으면서 걸죽하다, 거기에 볶지않은 생들깨와 서리태청국장분말 마른새우분말을 한스픈
씩 넣어주고 쥬스컵으로 두컵 가득하게 나온다.
지난 주내내 운동하러 간 수영장에서 걸린 감기로 열흘 넘게 된통 앓고 있었다. 좋은 것만 먹고 챙기고 있건
만 다 소용 없는 일 생전 처음 8월에 감기를 다 걸려 병원에서 두번 수액을 맞았다. 나아진 것 듯해서 이틀
연속 명품세일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로 나들이를 했다. 쇼핑에 마음은 즐거웠는데 몸은 무리였는지
감기는 다시 시작되고 링겔을 집에서 이틀 더 맞고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한동안 몸이 좋아진 줄 알았는데
약골로 전략한 탓에 마음에 쌓인 열정은 하늘땅만큼이라 착각을했다. 8월에 감기...면역력 강화식품이 뭐가
있을까 또 찾아봐야겠다 약골인 사람은 늘 이렇게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며칠 전 좀 늦은 저녁시간에 뺑드빰바 빵집 앞을 지나던 길에 가게를 정리하던 아주머니와 눈이
딱 마주쳤다,안쪽 테이블에 빵을 모아놨어요, 아직 빵이 좀 남았다며 들어오시라는 손짓을 했다.
가게 안 테이블에는 발효가 아주 잘 된 먹음직스런 깜빠뉴 4분의 1이 봉투에 담겨있었다.
그리고 고구마가 들어간 발효빵를 샀고 해바라기씨를 넣은 거라며 맛을 보시라며 담아주었다.
이 집 빵에서는 이태리 어느 소박한 시골마을에 아주머니가 만든 것 같은 시골스러움이 뭍어나서
구수하고 빵맛이 좋다. 언제든지 믿고 먹을 수 있는 내가 아는 유일한 빵가게이다.
가까이에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이 아닐수 없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빵집들이 우우죽순 들어서서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했던 빵집이였는데 굳건히 어느 날은 길게 줄은 서있기도 해서
그냥 올때도 많았다. 한류로 유명해져서 그럴 염려는 안해도 되고 안을 들어다 보니 카페에서 주문을
받아서 납품을 하고 있다고했다.
세포가 모두 살아 난 듯이 보들보들함에 깜빠뉴로 속에 넣어줘야할 야채도 없는 데 굳이 이 날은
깜빠뉴를 썰어서 가지를 팬에 굽고 소세지와 베이컨과 토마토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피자가 갑자기 땡겼는데 귀찮고해서 이 깜빠뉴로 샌드위치 만들어 피자대신으로 때웠는데
깜빠뉴의 구수한 빵맛에 당연히 맛은 훌륭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전 피렌체에서 혼자서 말도 통할리 없는데 길을 걷다 샌드위치가게를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식빵하면 난 토스트기계에 넣어 바삭하게 구운 걸 좋아하는 버터를 발라 먹거나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구워 계란후라이를 넣어 먹는 걸 자주 먹었었는데, 그때 피렌체 카페에서는
버터도 안바른 식빵에 굵은 소세지하나를 끼워 주는 거여서 그때는 정말 맛이 없구나 생각했었다
발효빵에 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입맛이다 보니 뭔가 맛에 여러가지 가미된 것들이 좋았다.
생모짜렐라치즈는 자주가는 백화점 치즈코너에 유효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긴 치즈를 두개 한묶음
으로 해서 세일가격으로 팔때가 있는데 갈때마다 거의 빼먹지 않고 챙기니 단골 고객이다.
토마토와 생모짜렐라치즈를 깎두기 썰기로 작고 네모지게 썰었고, 다른야채가 없어서 아오리사과
도 같은 크기로 썰어 섞었다. 늘 같은 방식이지만 바질잎을 4~5장정도 접어서 채를 썰고 집에 있는
견과류 파스타치오와 생아몬드를 부셔서 넣었고 올리브오일1ts보다 조금 더 양에따라 맞춰 발사믹
식초를 1ts정도 섞어서 위에 뿌려 주어 버무려 줬다. 사과는 의외로 토마토보다 잘 어울리는 것이
세콤한 맛은 약간에 느끼함도 잡아 주고 입속을 상큼하게 일품이다. 사과는 이제부터 수확이니 맛
싱싱하고 영양이 풍부 사과를 넣어줘야겠다.
겨울을 나야할텐데 수량이 부족해서 마음이 가난해졌던 바질나무는 어느 날 늘 가던 그 꽃집에서 꽤
키가 자라 사이사이 곁가지가 생겨나고 하나는 꽃대까지 올라온 바질화분을 두개나 더 사다 물빠짐이
좋은 마사토흙을 섞어서 분갈이를 해줬다.
배란다 창 문틀에 놓구서 물을 뿌려주었더니 밖에 공기에 한결 잎이 싱싱해졌다.
막 피기 시작한 바질꽃은 씨를 받아 놓았다가 이번에는 영양이 듬뿍 든 흙에 씨를 뿌려봐야겠다.
바질을 좀 많이 키우고 싶은 건 바질향이 너무 좋은 것도 있지만 자연음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배란다에
서 허브키우는 것이 의외로 재미 있는 일이라는 걸 체험하면서 자연히 욕심도 많이 생기게됐다.
그런데 우리집 배란다 창문 밖 벽쪽에 쇠창틀 옆쪽에 말벌집으로 보이는 것이....몇달전부터 가끔 윙윙 거리
며 창주변을 배회라는 말벌을 본적이 있어서 나무에 물은 주면서 유심히 밖을 살펴봤다. 큰 감자만한 크기
에 말벌집이 지여진 걸 눈으로 확인하며.... ㅠ 한번 쏘이면 목숨도 잃게 되는 무서운 말벌 보통일이 아니니
관리사무실에 연락을 하기로했다. 13층에 쥐가 들어와 화분에 흙을 모두 파해쳐놓치를 않나 , 결국 그 쥐는
깔아 놓은 찐득이에 발을 들여 꼼짝 못하고 말았다. 옆집 할머니댁에 배란다 샤시를 안한 덕분에 우리집까지
들어 온 것이다. 이젠 무서운 말벌집이다.ㅠ
상큼하게 입맛을 돋구는 생모짜렐라 사과샐러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하고 간단하게
샌드위치 만들어 놓으면 건강에도 좋고 한끼 든든한 식사로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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