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다 창밖으로 내다 보니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바닥까지 온통 노란 빛으로 덮어 놓았다.
며칠 전까지 날씨는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했었는지 유독 가을이 길게 느껴지며 오래도록
눈이 아리게 고운단풍을 볼 수 있어서 참 고마웠었다.
기후 온난화 때문인지 겨울도 춥지 않고 이렇게 가을처럼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입동이 지나고 나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날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구름에 가려 해가 없는 탓
에 더 으시시하고 쌀쌀하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 날...
아침은 찹쌀인절미와 사과 감등으로 간단히 먹고 커피를 마시며 언니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데
띵동~ 띵똥띵똥 하며 현관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했더니....택배기사인데요 한다....어디서 뭐가 왔을까 .
며칠전 주문했던 맛김과 어제 주문한 비타민d와 그리고 제주스타님깨 부탁했던 귤을 떠올리며
현관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보니 문밖에는 젊은 택배기사분이 무거워 보이는 귤박스한개와 또 하나 박스 두개를 포갠채
들고 무겁다는 얼굴로 서 있었다.
제주에서 귤이 왔네.....생각하며 무심코 박스에 감겨진 테프를 뜯어내고 열어 보니 이게 웬 일인가
김장용 비닐봉지에 꽁꽁 싸멘 겨울 김장김치와 총각김치가 들어 있었다.
귤박스를 다시 살펴 보니....
" 사랑과 정성스러운 마음을 담아 맛 있게 담근 김치에요..
추운 겨울 힘내서 항상 건강하셔요. "
- 서원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특히 서원암은 매년 김장에 들어 가는 배추와 무 고추등은 포천에 있는 넓은 밭에서 직접 무공해로
재배한 야채들을 수확해서 김장을 한다.
년간 동원되는 봉사자의 인원만 해도 상당한데 이곳에는 늘 솔선수범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이
스님과 함깨 일요일이면 포천으로 절버스를 타고 들어가 배추 무등 고추씨를 뿌려서 야채들을 직접
농사를 지였다.
나는 이번 김장에는 가서 거들어 드리지도 못했는데 어찌 이 김장을 먹을 수 있을지....
배추는 보통 3개월이면 김장용으로 크기때문에 올 여름에도 한차례 김장을 해서 도봉구청에서
추천한 소년소녀 가장이나 독거 노인들에게 배추김치를 보냈다.
스님이 우리 언니들은 물론 모든 자원봉사분들과 나에게도 여름 김치를 택배로 보내주셔서 정말
맛 있게 김치를 먹었었다. 그런데 올겨울 김장김치도 불우이웃은 물론 여기서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보내주셨다.
매주 화요일은 11시부터 무료 급식을 하고 있는 곳....도봉동 서원암.
화요일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은 대강 250분정도 된다고 했다.
우리가 과거에 비해 잘 살게 되서 생활수준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생활은 더 많이 각박해져서
노인분들은 점심 한끼라도 양껏 드시기 위해 도봉동 뿐만이 아니라 멀리 계신 분들까지 이곳을 찾아
오신다. 주지스님이신 현주스님은 사람이 많이 오시면 더 좋아 하시면서 이날은 주지스님과 이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 30여분 정도가 하루 전인 월요일부터 준비한 맛 있고 영양가득한 음식들을
식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께 대접을 한다.
정성껏 음식을 점검하고 계신 예쁘신 분..ㅎㅎ.. 이분이 서원암 주지스님이다.
사찰에 모습은 다소 다른 모습이겠지만....이웃들에게 자비실천하시는 모습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관세음보살님이 생환하신 듯 으뜸이신 분이시다.
이 사진은 작년사진인데 김장배추김치 만오천포기 이상을 버무려서 정성껏 박스에
담아 놓으면 도봉구청 직원들이 가지고 가서 이웃집들을 방문해서 일일이 나눠준다.
올해도 마찬가지 아니였을까...
식사에는 절이라고 해서 채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잘 드시는 계절 양양식으로 정성껏 만든
음식과 식사후에 먹는 후식으로 떡과 과일 차등을 준비해 놓고 양껏 드시게 한다. 그리고 가실 때는
집에 가서 드시라며 지지미나 과자등을 싸서 주신다.
스님은 이 곳을 찾으시는 어르신들께 나에 부모님께 식사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아주 정성스럽게
공경을 해 드리신다.
나는 올해가 다 가도록 몸이 약골이고 거리 멀다는 이유로 몸으로 가서 하는 봉사에는 참여를 못했다.
며칠 전 셋째언니에게 서원암 김장 언제 한데...하며 물었더니 ...응..벌써 다 끝나서 이제 조금만 하면
다 끝나 한다. 김장 때는 매일 밤 늦도록 보름씩 하는 것을 알기에 가서 조금이라도 일을 할려고 했다.
그런데 가지도 않았는데 김치를 두번이나 받았다 .....어찌 고개를 들수 있으려나.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이웃을 위해 내가 가진 거 모두를 아깝다는 생각없이 다 내놓으며
몸과 마음을 온통 봉사와 자비실천을 위해 사시는 서원암에 현주스님이 계신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늘 넉넉한 웃음으로 답을 하시는 날개는 우리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사
보다 더 천사인 분이시다.
자신을 위해서 단돈 일원도 쓰시는 것을 아까워 하시며...갈때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수 없어요.
저는 제가 가진 것들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아요 하시며 늘 나를 낮추시며 아이같이 활짝
웃으시는 분이시다.
더불어 사는 세상 이웃을 위해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시고 계신 스님...
스님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보내주신 김치는 부끄럽지만 잘 먹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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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신 분들은 도봉동 도봉산역앞에 있는 서원암으로 매주 화요일 급식날 가보시면 눈으로
직접 확인 하실 수 있읍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에 " 즐거움이 가득한 일상이야기 " 34번째와 " 고요함 속에 멋과낭만 사찰
이야기 " 18번을 클릭하시면 서원암스님의 봉사상 시상식 모습과 서원암 무료급식 현장모습을
보실 수 있읍니다.
바람재....카페에서 보내 온 사진들이에요.
가을 단풍과 요즘 수북히 쌓인 낙엽만 너무 봤나봐요.
벌써 싱싱한 꽃들이 그립네요.
올 겨울은 유난히 눈도 많이오고 추울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걱정인데요.
올 겨울에도 서원암에서 준비해준 김장김치로 겨울을 따뜻하게 나실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푸근해지네요. 날씨가 쌀쌀합니다. 딱 고뿔 걸리기 쉬운 날씨지요.
감기 조심 하시고요. 활짝 웃으시며 행복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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