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가 한창 시작이었던 7월 초순 이곳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에 퍼붓던 장맛비에 백담사를
찾은 일반 탐방객들의 발길이 뜸했다.
몇년만이던가. 넓은 계곡과 내 설악을 병풍처럼 두루고 고즈녘한 산중에 맑은 정기가 흐른다.
지금은 하안거기간 선방에선 참나를 찾아가는 공부가 한창이다.
전국의 사찰에선 나를 찾기위한 수행자들의 고행이 고요한 침묵에 들었다.
얼마만인가, 몇년전 가을 10뭘 말 단풍이 유독 아름다웠던 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붉게 물든 백담사 계곡을 따라 대청봉으로 가는 철봉계단을 오르고 올라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오들오들 추위에 떨며 거의 뜬눈으로 새우며 기도하며 하루를 묵었던 적이있었다.
봉정암은 부처님 사리를 모신 곳으로 불교에서는 5대보궁중에 하나인 곳 이곳의 식재료들은 사람의
힘으론 어려워 모두 헬기로 싣어 나른다.
그런만큼 음식이 귀할 수 밖에 없는데, 아침이 오고 차례를 기다리는 끝없이 늘어선 인파속에서 내손에
들린 멀건 된장죽과 한줌의 주먹밥이 얼마나 감사했던가,
거의 10시간의 행군에 얼마나 힘들었나 금방 또 오겠다는 약속을 아직도 난 지키지 못했다.
계곡의 자갈밭을 보면서 오래된 기억들이 얼마전 일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어제까지는 백담사로 들어오는 길은 모두 입산 금지였다는
장맛비에 넉넉해진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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