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부터 내내 잔뜩 흐리고 찌푸렸던 하늘은 저녁때가 되면서 눈이 오기 시작했다.
싸래기처럼 오는 눈이 아니라 한참은 앞을 볼수 없이 하얗게 쏟아져 내렸다.
올 겨울에 서울은 추운 건 시베리아기후였지만 눈오는 날은 드물었다.
그런데 이제나 저제나 했던 눈은 저녁 때가 되서 함박눈으로 소담스럽게 내렸다.
밖으로 나왔더니 길거리에는 아저씨들이 눈을 벌써 다 치웠고 또 쌓이기 시작한 눈을 빗자루도 쓸고 있었다.
오랜만에 펑펑 오는 눈이다.
가게 앞길은 쓸어서 안 쌓였는데 워낙 쏟아지는 양이 많아서 또 금방 쌓인다.
눈이 얼마나 복스럽게 쏟아져 내리든지 순식간에 눈이 녹고 길은 질퍽해졌다.
하지만 앞은 분간 할 수 없게 쏟아져 내리는 함박눈은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 좋다.
잠깐 눈도 피하고 요기도 할겸 지나다가 튀김 오뎅집으로.....
매운일본식 카레가 주음식인 아비꼬 매운카레 전문점...아비꼬는 일본 오사까 변두리 동네이름이다.
실제로 이 동네가 카레가 유명했었나 카레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비프카레를 가끔 사 먹었던
기억은 난다.
얼마전에 이 가게집 이름을 보고 아비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다녔던 그때 생각이 났다.
아빠가 만들어 준 빵가게.....지나던 길에 보면 아빠는 테이블에 구석에 앉아 늘 컴만 하고 있다.
실제로 얘기를 들어 봤더니 유럽에서 빵공부를 하고 왔단다.
밖은 작은 가게처럼 보였는데 안으로 작업장이 넓었고 직원도 많은 듯하고
빵종류는 딱딱한 독일빵이라고 했던 발효빵 위주인 듯하다.
이 빵은 달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장점이다.
이 발효빵을 가장 요긴하게 먹었던 건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여행길에 묵었던 호텔에서 아침에
조식을 하고 스케줄에 맞춰 이동을 하게 되는데 이럴때 이 빵을 몇개 가방에 넣고 버스를 타면
장거리 이동길에 참 요긴하게 먹게 되는 빵이다.
한국아줌마들은 여행지에서도 부지런해서 아침을 건너 뛰는 일은 절대 없지만 여행이 길어지면
관광버스가 지겨워 지는데 얼마를 달리다 보면 입이 궁금하다.
요즘 여행하는 사람들은 호텔조식 부페음식은 반출이 안되는 걸 알아서 안 그렇겠지만 사탕 초
코렛은 질렸고 슬그머니 가방에서 내프킨에 싼 딱딱하고 동그란 빵을 하나 내게 주면 아침을 챙
겨 먹지 못 한 난 배에서 꼬르륵 소리나고 정말 맛 있게 먹었었다.
나는 주인이 맛 있다고 했던 발효빵에 밤고구마가 들어간 것과
사과조림이 들어간 발효빵을 샀다.
발효가 어찌나 잘 됐던지 쫄깃하고 곰곰히 씹을 수록 고소했다.
이 집 빵은 구워서 카페에 공급하고 있단다.
요즘 우리나라 빵집들이 풍부한 자금으로 기업화 되가고 있는 추세여서 은근히
걱정했던 빵집인데 판로가 확보되어 있다니 안심이다.
빵을 만드는 사람도 우리 음식들처럼 손맛이 있을까.
아빠가 만들어 준 빵은 참 맛 있었다.
맛 있는 발효빵 "아빠가 만들어 준 빵 "
함박눈이 펑펑 오니까 이날 아빠는 빵굽는 것보다 눈사람만 열심히 만들고
........흰눈은 늦게까지 멈출 줄 몰랐다.
이 날 퇴근 무렵부터 쏟아진 눈은 지하철도 늦게까지 연장 운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오는 눈을 본게 오랜만이라서 어찌나 좋던지 눈밭에 깡충 뛰어
노는 강아지 같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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