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을.....겨울에 문턱 신사동 가로수길엔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은 얼마 남지 않은 앙상한 나뭇잎 마져 떨구게 하며 거리를 휩쓸고 지나간다.
그럴 때 마다 바닥에 수북히 쌓인 한 무더기의 노란 은행잎들과 나뭇가지에 붙어 있던 은행잎은 허공을 날으면서
너울너울 춤을 춘다.
노란 꽃비가 되어 우수수 허공에 날리는 은행잎들은 바람담아 둥둥 떠 있는 노란 풍선 같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여전히 많은 젊은아이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패션에 거리이다.
낯에는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여서 심심하지 않고 밤에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아서 날씨가 좋은 날 슬슬 걷기에
정말 좋았다. 며칠 전 오후 가끔 가는 샵에 마음에 드는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신상 핸드메이드 모직 반코트가
걸려 있었다. 색상은 남색에 가까운 불루와 은은한 커피색 두칼라였는데 망설였다.
그 다음 날 다시와 보니 옷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한벌 밖에 없는 옷인데 어제 손님이 와서.....
그래서 다시 제작을 의뢰했고 어제가 약속한 날이 였다. 전화로 미리 연락를 해 놓고 오늘이다.
지난 번에 올린 적이 있는 순돌이....자다가 방금 일어나 않았다.
이 길을 지나갈 때는 잘 있나 안스러워 찾게 되고 건강해 보이면 좋다.
지난 주에는 계속 축 늘어져서 잠만 자고 있어서...고달프고 생고생이구나....주인을 속으로
안좋게 생각할 정도였는데 이제 보니 건강해 보인다. 참 순하다.
요즘은 유명해져서 이동네 사람들에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순돌이이다.
이제 단풍도 철이 지나니 색이 누렇고 완전 낙엽색으로 가고 있는데 수제과자점인 순돌이네 옆 가로수 길 가는
길에 있는 꽃집에서 옆 공터에 꽃을 심어 놓았는데 여름처럼 싱그럽고 예쁘게 꽃들이 피여났다.
벌써 싱싱한 꽃잎과 예쁘게 핀 꽃들이 사랑스럽다.
가로수 길에서 제일 유명한 카페...커피숍...문도 없는 통으로 지은 콩크리트 건물인데
젊은이들의 양지가 된 곳 언제와도 여긴 늘 이렇게 초 만원이다.
허~ 걱 저.....누구세요......ㅎ.....
넌 내가 보이니......ㅎㅎ..
가로수 길 초입 뷰티샵에서 주문한 옷을 받고 신사동 위로 걸어서 가는 길에 만난 신기한 도그
많은 도그들을 봤지만 이렇게 생긴 개는 처음이다.
하얀 도그인형 같은 개이다.
주인에게 이름을 물어 봤는데 얘기를 해주었건만...내 머리속에 지우개가 그만....ㅎ..
나에게 반색을 하며 달려 드는데 앞에 눈이 안보이게 털로 덮혀있다.
옆으로 보이는 눈이 착한 사람 눈 같이 반짝이며 참 이쁘다.
가로수 길에 있는 뷰티 샵들의 마네킹에는 모두 겨울 코트와 니트등 따뜻해 보이는 옷들로 코디를
했고 월동준비에 한창이다. 의류나 악세사리의 가격은 동대문 패션가 보다는 조금 가격이 있고 백화점보다
는 훨신 저렴하며 새내기 디자이너들의 신작품들로 쇼윈도에 진열된 옷들은 괭장히 멋스럽다.
디자인에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는 다 갖춰서 옷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나 일본이나 중국등 아시아에서 온 관광객
들에 발길이 늘 끊이지 않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길을 걷다 보면 한국말과 일본말이 섞여서 들리는 걸 보면 관광명소가 된 듯하다.
가로수 길 앞 찻 길에는 병아리디자이너들의 샵등이 있고 중식 일식등 카페분위기의 레스토랑등이 노천에
나와 있다. 길을 지나면 테이블 옆을 지나가게도 되는 풍경이지만 뒷 골목은 신사동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곳이 많아서 밤이면 풍경이 바뀐다.
구경하며 슬슬 걸어서 신사역까지 올라가서 큰길에 있던 커다란 옷가게로 들어갔다.
거기서 지난 번에 보고 망설였던 빨간색 쉐타를 샀다.
니트 쉐타들도 얼마나 잘 만들어 나오는지 한국 디자이너들에 실력은 상당하다.
디자인과 색상 모두 흠 잡을 때가 없는 것이 멀지않아서 이태리를 능가하는 패션 강국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더니...연핑크 정도 밖에는 안 입었었는데 오며 가며 눈길이 가는 곳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 오는 빨간 고춧가루색들 뿐이였다. 완전 빨간색이 눈을 어지럽게 했다.
.
올 해는 또 재미난 것이 거리 청소를 하시는 미화원분들께 떨어진 낙엽은 시민들이 낙엽을 밞으며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빗자루로 쓸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기에 나무가 있는 길엔 어디든 은행잎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런데 이곳은 별로 없는 걸 보니 찻길와 인도가 가까워서 차들이 지나면서 낙엽들을
모두 바람에 쓸고 가버렸나 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나이 든 사람들은 어쩌다 눈에 띄고 온통 거리와 카페에는 젊고 어린 사람들이다.
이날은 사진 찍는 것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처음엔 재미로 지나는 사람들 표정도 잡히게 막 찍어서 사진에 생동감이 있고 좋았는데 이날은 도저히
얼굴이 뜨겁고 용기가 없어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이쁜 곳은 참 많은데 더 좀 찍을 걸 그랬나.
평범한 가정에 중년들은 자식들 걱정 자신들의 노후걱정이 가득이라 자신을 위해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한다.
우리동네에 큰 길가 테이블 몇개 안되는 작은 손만두 가게집이 있다. 젊고 성실한 부부가 직접 만두속에
피를 빚어서 찜기에 쪄서 내놓는 물만두는 만두속이 다른집과는 다르고 맛이 참 일품인 집이다.
난 가끔 물만두에 포장을 부탁하고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곤 하는데 저녁에 중년의 신사분들이 술도 없이 물만두
를 앞에 놓고 모임을 하고 있었다.
흥청망청하게 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만 소박하게 이런 곳에서도 소모임을 하는구나 생각하면서 마음이 찡했다.
젊음이라는 것이 좋은 것은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꿈과 희망을 향해 겁없이 모험도 하고 맘껏 야망을 펄칠 수
있어서이다. 젊음 만큼 든든한 밑천은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삶은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게 되고 모든 것이 소극적이고 자신을 방어하는 삶에 형태로 달라져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보니 아쉬운 마음이기도 하다.
언젠가 부터 가로수길은 강남 패션에 메카로 떠오른 곳이여서 조용히 흐르는 듯한 이 곳만에 멋과 낭만이 있으며
패션 유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볼거리가 많은 곳이 됐다.
무엇보다 상품에 고급스러움에 비해 거품이 없는 가격으로 저렴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오는 길에 또 한번 뷰티 샵 마네킹이 입고 있던 빨간색 코트가 눈을 사로 잡았다.
이 빨간색 코트 참 예쁘다. 이 코트를 보니 생각나는 크리스마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겨울에 문턱 가로수길에서...
제가 김장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댓글은 다음에 열어 놓기로 할깨요.
늘 찾아주시는 불친님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11월 많이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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