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지척의 거리인 듯 신비스러운 봉긋한 바위 낯익은 삼방산이 눈에 들어오고
길게 팔을 뻗으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졌다.
봄철 바람의 섬 제주의 날씨는 하도 변화무쌍해서 예측이 빗나가는 일은 흔히 있는 일
폭풍의 바다 거칠던 강한 바람과 폭우는 다행스럽게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잠잠해진
파도에 바닷길이 열렸다는 소식이었다.
부둣가에서 마라도로 들어 가는 작은 보트 여객선을 기다리면서 모두들 살짝 기분이 들떠
있었다.
마라도는 몇년전 가족들과 여행길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제주의 아주 작은 섬이다.
우리는 제주도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로 들어가는 유람선을 기다리며 부둣가에 있었다.
유람선이 도착을 하고 긴 줄이 이여졌고 소요시간은 30분 정도 정확하지 않은데
그 정도였던 것 같다. 배에 오르고 승객용 의자에 앉아 10분도 채 안되었을 때였다
은근히 속이 울렁거리면서 배멀미에 어질어질해졌다.
배안에 창으로 내다 본 바다는 이 작은배를 삼켜버릴 듯이 하얀거품을 내뿜고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다. 원래 해상의 날씨가 안좋으면 배는 운행하지 않는데 걱정할 만큼은
아닌 이 정도의 풍랑은 괜찮은 모양이었다.
섬에 도착할 무렵 오늘 돌아가는 배는 이 배가 마지막 배이니 탑승시간을 놓치면 돌아
갈 수없으니 여기서 숙박을 해야 한다는 멘트가 나왔다.
역시 기상조건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닌 듯했다.
사진에 바람을 싣을 수 있다면,, 드뎌 섬에 도착 내리면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거의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은 곳이였으니 예전엔 마라도를 한바퀴도는
관광용 카가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도보로 슬슬 걸어 보자며 바람을 온몸으로 맞
으며 길목에 짜장면집의 간판이 나와있는 해안가 절벽을 끼고 섬전체를 한바퀴 돌기
로 했다.
양떼나 사슴이 유유자적 풀을 뜯는 한가로운 목장의 풍경이 어울리는 곳 절벽 가까이에는
안전지지대 나무 울타리가 언덕을 따라 길게 연결되어 있어 목장에 온 듯한 운치를 더했다.
봄에 먹는 나물 방풍나물이 마라도 섬 절벽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나물은 흔히 풍기를 잡아 주는 것으로 약용으로 유명한 식물이기도 한데, 간혹가다 여행객
들 중에는 여기서 나물을 채취해 가시는 분도 있다며 사진을 찍는 내게 와서 누군가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화초로 귀하게 보호를 해야하는데, 그냥 밥상위에 오르는 나물로만 보시는 아직
도 의식이 부족한 분들이 있으신 모양이다. 아무래도 연세 드신 어머님들이 집에 돌아가셔
서 맛있게 무친 나물을 식구들 밥상에 올려서 먹이고 싶은 마음에 그러셨을 듯싶다.
언제부터 마라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왜 짜장면이였을까
오래전 tv광고에 등장했을 적부터가 아닐까 싶지만 아뭏튼 이 작은 섬에 짜장면집이 8개
가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다고, 안먹고 가면 섭섭할 정도로 유명해서 맛만 보는 것으로
일치를 하고 바다가 보이는 이집으로 정했다.
세상에나 짜장면과 짬뽕 한개 8000천원 주문하자 미리 준비를 해 놓은 듯 금방 탁자위에
먹음직스러운 비쥬얼에 침샘이 솟게 음식이 놓여졌다. 맛은 아주 오래전에 먹었던 보통의
흔한 중국집의 짜장면과 짬뽕이 아니었다.
톳짜장면은 톳과 오징어 홍합등 조미료처럼 맛갈스럽게 해물이 들어갔고 싱싱한 해물에서
우러나온 진한 해물맛의 짬뽕국물은 일품중에 특상품이었다.
흔히하는 인사가 아닌 어디서도 맛을 볼 수 없는 정말 맛이 기가막혔다. 제주에서 돌아와
한동안 쉽게 맛을 볼 수 없던 짬뽕국물이 생각나서 금방 또 가야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
혀 핑개거리만 찾고 있었다.
마라도의 유일한 사찰 기원정사 경내에서 봄바다를 지그시 바라보고 바다길에 안전을 기원
하고 계시는 모습은 사뿐사뿐 바다위를 걸어서 오신다는 해수관세음보살님의 조각상이다.
바닷가 주변의 사찰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해수관음보살님을 만나게된다.
사무실 안쪽에서는 돌아오는 사월초파일을 기념해서 연등접수를 하고있었다.
일부러 여기 마라도에 연등을 달아드리려고 오시는 분들이 있다고한다.
멀리서도 눈에 들어 온 여기 마라도의 유일한 성당 길가에 갈대풀이 바람에 휘청거리는
풍경까지 마치 영화속의 풍경처럼 얼마나 예쁜던지...평화로운 초원 목가적인이며 한가한
모습에 낭만이 가득했고 아름다웠다.
이날은 변덕스런 기후 풍랑에 더이상 배가 들어오지 않은 때문인지 비교적 사람이 없는 편이라
온천지가 뻥뚫린 마라도 섬은 바람소리 뿐 조용했다.
섬전체를 한바퀴 도보로 다 도는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이다.
섬주민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상점이나 중국집과 해산물등
을 파는 요식업에 종사를 하며 생활을 하시는 듯했다.
갑갑했던 마음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바람이 훝고 지나갔다.
바람은 처음 찬듯했으나 걷다보면 바다도 파도도 살갑게 느껴지고 봄내음 가득한 훈풍이었다.
가을바람은 늘 가슴시리게 쓸쓸하지만 봄바람은 기대와 설레임에 부풀어 오른 풍선 희망이
가득했다.
선인장의 군락 절벽부근에서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기후에 자생하는 모습이다
마라도는 언젠가 다음에 가게 되면 꼭 또 짜장면과 짬뽕을 먹어야 겠다.
맛이 기가막힌 것이 마약짜장면과 마약짬뽕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산지의 싱싱한 재료와 여행지여서 특별했나보다.
제주의 향토문화 돌의 섬 돌문화 공원 (0) | 2019.04.19 |
---|---|
4월 초순 제주의 봄빛바다 올레 길 (0) | 2019.04.19 |
제주의 봄 유채꽃 아름다운 하늘과 땅 (0) | 2018.04.21 |
제주의 동백꽃 카멜리아 힐 (0) | 2018.04.21 |
제주 약천사 여름귤 시간을 잊어버린 노을빛이 아름다워 (0) | 2018.04.21 |